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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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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dia 2026. 9. 2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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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돈에 담긴 이야기
지갑 속 다섯 사람
우리가 쓰는 돈에는,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천
오천
만
오만
백
차례
1
퇴계 이황 — 매화를 사랑한 선생님
1,000원
2
율곡 이이 — 미리 준비하자던 학자
5,000원
3
세종대왕 — 글자를 만든 임금님
10,000원
4
신사임당 — 그림을 그린 화가
50,000원
5
이순신 — 열두 척의 배를 지킨 장군
100원
1,000원 지폐 속 이야기
퇴계 이황
매화를 사랑한 선생님 (1501~1570)
이황은 태어난 지 겨우 일곱 달 만에 아버지를 잃었어요. 그래서 어머니 혼자 아이들을 키워야 했지요.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버지 없는 아이라고 흉잡히지 않으려면, 누구보다 열심히 배워야 한단다." 어린 이황은 그 말을 마음에 깊이 새겼어요.

열두 살 이황
"숙부님, 이 책 속에는 사람답게 사는 방법이 다 들어 있어요! 더 배우고 싶어요."
이황은 숙부에게 『논어』라는 책을 배우면서 공부에 푹 빠졌어요. 어른이 되어 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나라의 높은 관리가 되었지만, 궁궐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결국 마흔여섯 살에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갔지요.

고향에는 작은 시냇물이 흘렀는데, 이름이 '토계'였어요. 이황은 그 이름을 '물러날 퇴(退)'자를 넣어 '퇴계'로 바꾸고, 자신의 호로 삼았어요. "이제 물러나 조용히 공부하며 살겠다"는 뜻이었지요. 그리고 그곳에 도산서당이라는 작은 학교를 세워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퇴계는 자신보다 스물여섯 살이나 어린 학자 기대승과 8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진지하게 토론했어요. 나이도, 지위도 따지지 않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했던 거예요. 그리고 매화를 무척 사랑해서,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매화 화분에 물을 주어라"였다고 해요.

몰랐던 이야기
1,000원 지폐 앞면에 매화가 함께 그려진 건 이 때문이에요. 뒷면에는 퇴계가 학문을 닦던 서재의 풍경, 「계상정거도」가 담겨 있답니다.

5,000원 지폐 속 이야기
율곡 이이
미리 준비하자던 학자 (1536~1584)
율곡 이이는 강릉 오죽헌이라는 곳에서 태어났어요. 이름처럼 검은 대나무가 마당 가득 자라던 집이었지요. 어머니 신사임당은 어린 율곡에게 그림과 글을 가르쳤고, 율곡은 아홉 번이나 과거 시험에서 장원, 즉 1등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학자로 자랐어요.

율곡은 백성들의 삶을 가까이서 살피는 관리였어요. 세금 제도가 불공평하다고 느끼면 고쳐야 한다고 말했고, 가난한 마을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다가올 위험을 미리 내다보는 눈이 있었어요.

율곡 이이
"지금 열 명의 군사 중 한 명이라도 미리 훈련시켜 두지 않으면, 훗날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입니다."
율곡은 나라가 아직 평화로울 때, 혹시 모를 전쟁에 대비해 군사 십만 명을 미리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이것을 '십만양병설'이라고 해요. 하지만 오랫동안 전쟁이 없었던 조정에서는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안타깝게도 율곡이 세상을 떠난 지 8년 뒤, 정말로 임진왜란이라는 큰 전쟁이 일어나고 말았답니다.

율곡은 준비가 늦어 후회하기보다, 미리 대비하는 것이 진짜 지혜라고 믿었던 사람이었어요.

몰랐던 이야기
5,000원 지폐 뒷면에는 율곡이 태어난 오죽헌과 그 마당의 검은 대나무가 그려져 있어요. 그리고 어머니 신사임당은 50,000원 지폐의 주인공이랍니다.

훈
10,000원 지폐 속 이야기
세종대왕
글자를 만든 임금님 (1397~1450)
옛날 조선에는 한글이 없었어요. 사람들은 어려운 한자를 배워야만 글을 읽고 쓸 수 있었지요. 그런데 한자는 너무 복잡해서, 열심히 일하는 백성들은 배울 시간도, 여유도 없었어요. 세종대왕은 그 모습을 보며 늘 마음이 아팠어요.

세종대왕
"백성이 말은 있어도 글이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느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글자를 만들어야겠다."
세종대왕은 학자들과 함께 밤낮으로 연구해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어요. 사람의 입과 혀의 모양을 본떠 자음을 만들고, 하늘과 땅과 사람을 본떠 모음을 만들었지요. 그렇게 태어난 것이 바로 '훈민문자', 오늘날의 한글이에요.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에는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 담겨 있어요.

세종대왕은 글자뿐 아니라 과학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시간을 재는 물시계 '자격루',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혼천의', 비가 온 양을 재는 '측우기'까지 만들게 했지요. 백성들의 삶을 편하게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힘을 쏟았던 임금님이었어요.

몰랐던 이야기
10,000원 지폐 뒷면에는 세종대왕이 만들게 한 혼천의와, 밤하늘의 별자리를 그린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담겨 있어요.

50,000원 지폐 속 이야기
신사임당
그림을 그린 화가 (1504~1551)
신사임당은 강릉 오죽헌에서 자란 여성이에요. 어릴 때부터 그림과 글씨, 시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지요. 그 시절에는 여성이 바깥일을 하기 어려웠지만, 신사임당은 붓을 들고 자신만의 세상을 그림 속에 펼쳤어요.

신사임당이 가장 즐겨 그린 것은 풀과 벌레였어요. 작은 방아깨비, 나비, 맨드라미, 수박 같은 것들을 아주 세밀하고 생생하게 그렸는데, 이런 그림을 '초충도'라고 불러요.

신사임당
"작은 풀벌레 한 마리에도, 하늘이 만든 이치가 깃들어 있는 법이지요."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신사임당이 그린 그림 속 벌레가 얼마나 진짜 같았는지, 마당에 그림을 말리려고 내놓았더니 닭이 진짜인 줄 알고 쪼아 먹으려 했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있어요.

신사임당은 훌륭한 화가였을 뿐 아니라, 아들 율곡 이이를 정성껏 가르친 어머니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신사임당과 율곡은 지금도 5만 원권과 5천 원권 속에서 나란히 우리 곁에 있답니다.

몰랐던 이야기
신사임당은 한국 지폐에 등장하는 유일한 여성 인물이에요. 50,000원 지폐에는 그녀가 그린 포도와 매화 그림도 함께 담겨 있어요.

100원 동전 속 이야기
이순신
열두 척의 배를 지킨 장군 (1545~1598)
1592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면서 임진왜란이 시작되었어요. 커다란 전쟁 앞에서 조선은 위기에 빠졌지만,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은 달랐어요. 이순신은 거북 모양의 배, '거북선'을 만들어 적의 배에 맞섰어요. 등에 뾰족한 못을 박아, 적이 배 위로 올라타지 못하게 만든 특별한 배였지요.

이순신은 한산도 대첩에서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학익진' 전법으로 일본 수군을 크게 물리쳤어요. 하지만 전쟁 중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는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답니다. 겨우 풀려났을 때, 조선 수군에게는 배가 단 열두 척밖에 남아 있지 않았어요.

이순신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죽을힘을 다해 싸운다면, 결코 이기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포기하라고 말했지만, 이순신은 명량이라는 좁은 바닷길에서 단 열두 척의 배로 133척이 넘는 일본 배와 맞서 싸워 크게 승리했어요. 이것이 바로 '명량대첩'이에요.

이순신은 마지막 노량 해전에서 전투 중 목숨을 잃었어요.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내가 죽었다는 것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고 말하며, 끝까지 부하들과 나라를 먼저 걱정했답니다.

몰랐던 이야기
100원짜리 동전 속 이순신 장군은 갑옷을 입고 있어요. 우리가 매일 손에 쥐는 가장 작은 동전 속에, 나라를 지킨 장군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 거예요.

학자는 후학을 길렀고, 임금은 글자를 만들었고, 화가는 붓끝에 생명을 담았고, 장군은 바다를 지켰어요.

다섯 사람의 마음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지금 우리 지갑 속에 조용히 남아 있어요.

다음에 돈을 쓸 때, 그 안의 얼굴을 한 번 더 들여다보세요.